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시상식이 12월 23일(수) 영등포구청장실에서 열렸습니다.
코로나 19 거리두기로 인해 간소화 된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른쪽부터) 구상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유자효 , 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본상 수상자 권누리,
가작 천세은, 영등포구청장 채현일.
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본상 시상 모습.
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가작 시상 모습.
수상자들과 대담 장면.
-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본상 수상자 권누리 약력
숭실대학교 예술창작학부 문예창작전공 졸업.
2019년 《문학사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 시 부문 수혜.
-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본상 수상자 권누리 수상소감
혼란하고 슬프고 아프고 지치는 2020년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크기의 기쁨이 잦았던 한해였습니다. 이런저런 일이 생길 때면 함께 쓰는 친구들과 동료들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살아가는 내내 제각기 저마다의 일로 누군가와 무언가와 또는 자기 자신과 싸우며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끝은 보이지만 결코 헤쳐나가지 못하겠다고 느낄 수도 있고 혹은 끝이 없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저의 친구들, 동료들에게 믿음과 용기를 전합니다. 또 언제나 저를 지지해주는 가족들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 글은 결국 혼자 쓰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걸 깨닫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쓰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더 오래, 기꺼이 써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찾아 읽고 즐겁게 쓰는 마음을 잃지 않고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언제나 반성하고 뉘우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친구들이 건강하게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또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시에 빛을 비춰주신 모든 분들과 영등포구민문학상 심사위원 및 관계자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가작 수상자 천세은 약력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졸업
EBS <모여라 딩동댕> 대본,구성 (1999~2002)
MBC <뽀뽀뽀 아이조아> 대본,구성 (2006~2007)
가족 뮤지컬 <우리 아빠가 최고야> 극작,사 외 다수
2013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 프린지 인기상
<좋은 개를 고르는 방법> 극작/사
2015 한국뮤지컬 협회 창작 사모 공모 대상작 <둥지> 극작/사
2018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마리 퀴리> 극작/사
2019 중국 2019 K-뮤지컬 로드쇼' 선정작 <마리 퀴리> 극작/사 외
-제1회 영등포구민문학상 가작 수상자 천세은 수상소감
작가가 되고 싶어 문예창작을 전공했으나 열심히 한다고 좋은 글이 써지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날의 고군 분투 중인 제게 스승이 말씀하시길 '글을 만들지 말고, 삶을 사는 것처럼 편하게 기록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스무 살 초반, 그릇이 딱 그만큼이었던 제게 그 말씀은 기행의 삶을 살라, 혹은 애초에 네겐 재주가 없으니 다른 길을 찾아보라는 말로 돌아왔습니다. 한동안 시와 소설을 읽지도, 쓰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자니 참 철딱서니 없는 반항이었지 싶습니다.
결혼 생활 16년, 아이를 낳고 먹고 산다고 바삐 지내며 평범한 아낙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책가방에서 알림장을 꺼내 다음 날 준비물을 챙기고 숙제를 챙기는 일상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아이 학교에서 나눠준 신문에서 문학상 공고문을 보았습니다. 시와 소설을 동경했던 사춘기 소녀의 그때가 제 맘 속으로 훅 들어왔습니다. 공고문을 가위로 오려 주방 한 켠에 몰래 두고 며칠 몸살을 했습니다. 손바닥만 한 공고문 조각은 거절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고백이나마 하고픈 첫사랑처럼 자꾸 제 마음을 휘저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곤 다시 스승의 말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지난 십수년 삶의 씨앗을 모아 땅에 심듯 발로 꾹꾹 눌러 글로 담아보았습니다. 베이비 시터를 구하지 못해 동동거렸던 날들, 고마운 시터 이모를 녹음기로 감시해야만 했던 나에 대한 자괴감 등이 편안하게 기록되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을 마무리하며 이십여 년 전의 깊고 묵직했던 스승의 말씀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는 선생님께서 늦된 제자의 깨달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착실히 삶을 살아나가고 성실히 글로 담아내는 작가가 되고자 합니다.
그 첫발에 박수를 보내주신 주최 측과 심사위원 선생님들께도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Comentários